2009년 11월 4일 수요일

동강, 백운산에서 죽다가 살아난 일

동강의 비경 그리고 백운산

동강의 이른 아침

동강의 이른 아침

9,2005, 정선군 운치리 점재마을
Nikon F5

강원도 영월, 평창 그리고 정선 3개군의 경계인 동강.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을 내려다보는 백운산에 오르려면 평창군 문희마을에서 칠족령을 거쳐 백운산 정상에 오르거나 아니면 반대편인 정선군 점재마을에서 시작할 수 있다. 대개 산행 코스는 점재마을에서 백운산 정상을 거쳐 칠족령으로 내려가서 제장마을로 가는 루트를 이용한다.

정선에서 시작한다면  운치리 점재마을, 점재나루에서 시작된다. 지금은 나루와 뱃사공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콘크리트 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 건너 점재마을을 지나 동강을 굽어보는 산허리를 잡고  2시간 남짓 오르면 백운산 정상이다. 정상까지의 등산로는 수직암벽이 많아서 험난한 코스다.
 
백운산 정상

백운산 정상

image 출처: Link

최고의 전망은 아마도 칠족령에서 내려다 본 동강이 아닐까 싶다. 백운산을 휘감아 굽이쳐 흐르는 강가에 집들도 한두채 보인다.

칠족령에서 본 동강

칠족령에서 본 동강

Image source: 김휴림의 여행편지

동강의 비경을 바라보다 아쉬움을 달래며 하산한다. 도중에 물이 없어 거의 죽을지경이었다. 800여 미터 밖에 안 되는 산이라 만만하게 보고 1리터 물통 하나만 가져가서 백운상 정상에서 아내와 함께 다 마셔버렸다. 도중에 물을 구할 수가 없었다. 초행이라 정해진 루트로만 가야하니 달리 물을 찾을 방법이 없었다.

어둑해질 무렵 기진맥진한채로 도착한 곳이 문희마을이었다. 민가가 보여 다짜고짜 주인장에게 물 달라고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분이 백룡동굴 발견자인 정무룡 아저씨 였다. 나에겐 생명의 은인이다.  물의 소중함도 새삼 느낀다. 결핍을 통해서만 소중함을 알게 되는 우둔함..

 

라면도 끓여주신 것 같다. 하룻밤 신세까지 지게 된다. 고맙게도 다음날 아침 평창터미널까지 직접 태워주신다. 이후 연락도 못했는데 잘 지내시는지 모르겠다.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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