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5일 수요일

강원도 고성에 가면 만나는 건봉사지

진부령 고개 너머 강원도 고성군은 휴전선과 맞닿은 최북단 지역이다.  조용한 휴양지인 화진포 호수와 해수욕장을 비롯하여, 김일성과 이승만 별장이 있는 아늑한 곳이다. 겨울 스포츠를 원한다면 진부령의 알프스 스키장도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겠다.

고성의 바닷가에 이르기 전에 만나는 건봉사는 설악산의 신흥사와 백담사 등 9개의 말사(末寺)를 거느렸던 한국 4대 사찰 중 한 곳으로 거진읍 냉천리 남쪽에 위치하며 신라 법흥왕 7년(520년) 아도화상이 원각사로 창건한 후 고려 공민왕 7년(1358년) 나옹화상이 건봉사로 중수하였다.

조일전쟁(임진왜란) 때에는 사명대사가 승병을 일으킨 곳이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후 사명대사가 일본에 강화사절로 갔다가 왜군이 통도사에서 약탈해 간 부처님의 치아사리를 되찾아 와서 건봉사에 봉안한 이후 더욱 유명해졌다고 한다.

한국전쟁(6.25)으로 거의 소실되었고 건봉사지와 사찰의 복원이 진행중이다. 그 와중에 유일하게 남은 불이문을 지나면 대웅전과 적멸보궁이 눈에 들어오는데 모두 근래에 다시 세워진 전각들이다.  

건봉사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2층 누각에 ‘금강산 건봉사’라고 쓴 현판이 보인다. 금강산 4대 사찰은 유점사, 표훈사, 장안사, 신계사라로 알고 있는데, 언제부터인지 알 수는 없지만 ‘금강산 건봉사’라고 했다고 한다.
금강산 건봉사
이미지 출처: 진달래

절 입구의 능파교(凌波橋)는 4개의 석교중 가장 정교하고 아름다우며, 그 규모도 가장 크고, 불이문(不二門)을 지나 대웅전 바로 앞의 교량이기도 한다. 능파교(凌波橋) 신창기(新創記)에 의하면 1708년 조선숙종(朝鮮肅宗) 24년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능파교는 새로 만들어져서 멋스러움이 없다.  아래 링크를 따라 가서 저 아래쯤에 복원해 놓은 능파교 사진이 나온다. 설악 비경에 가려진 고성의 참맛
이미지 출처 Link

건봉사가 다른 사찰과 구분되는 것은 해. 달. 가위. 동그라미 따위의 알 수 없는 바라밀 문양이 조각된 돌기둥이다. 바라밀은 속세의 번뇌에서 벗어나 열반의 세계에 이르는 수행단계를 일컫는 말인데 흔히 육바라밀과 십바라밀로 나뉜다고 한다. 건봉사의 바라밀 문양은 십바라밀의 각 단계를 상징적인 기호로 형상화한 것 이라고 하는데, 바라밀교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 않지만 다른 절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양은 아닌 것 같다.

빈 절터에 주춧돌만 보이고, 잡풀들이 군데 군데 보였는데 지금은 말끔해졌는지 모르겠다. 완전히 복원해 제 모습을 찾더라도 수십, 수백년의 세월이 흘러야 부석사나 화엄사처럼 옛스러움이 묻어 나올 것 같다.

건봉사가 있는 고성으로 가려면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영동고속도로를 통해 주문진, 양양, 속초를 거쳐 갈 수도 있는데, 길은 더 잘 정비되어 있지만, 시간은 좀더 걸린다. 아래 링크를 열면 가는 길을 자세히 안내해 준다.

댓글 2개:

  1. 금년 여름에도 다녀온곳인데 길따라 훌쩍 지나처온것이 후회스럽네요.

    내년에는 꼼꼼이 살펴봐야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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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kypark - 2009/11/26 13:36
    그랬군요. 다음에 기회 되시면 한 번 들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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