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령 고개 너머 강원도 고성군은 휴전선과 맞닿은 최북단 지역이다. 조용한 휴양지인 화진포 호수와 해수욕장을 비롯하여, 김일성과 이승만 별장이 있는 아늑한 곳이다. 겨울 스포츠를 원한다면 진부령의 알프스 스키장도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겠다.
고성의 바닷가에 이르기 전에 만나는 건봉사는 설악산의 신흥사와 백담사 등 9개의 말사(末寺)를 거느렸던 한국 4대 사찰 중 한 곳으로 거진읍 냉천리 남쪽에 위치하며 신라 법흥왕 7년(520년) 아도화상이 원각사로 창건한 후 고려 공민왕 7년(1358년) 나옹화상이 건봉사로 중수하였다.
조일전쟁(임진왜란) 때에는 사명대사가 승병을 일으킨 곳이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후 사명대사가 일본에 강화사절로 갔다가 왜군이 통도사에서 약탈해 간 부처님의 치아사리를 되찾아 와서 건봉사에 봉안한 이후 더욱 유명해졌다고 한다.
한국전쟁(6.25)으로 거의 소실되었고 건봉사지와 사찰의 복원이 진행중이다. 그 와중에 유일하게 남은 불이문을 지나면 대웅전과 적멸보궁이 눈에 들어오는데 모두 근래에 다시 세워진 전각들이다.
건봉사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2층 누각에 ‘금강산 건봉사’라고 쓴 현판이 보인다. 금강산 4대 사찰은 유점사, 표훈사, 장안사, 신계사라로 알고 있는데, 언제부터인지 알 수는 없지만 ‘금강산 건봉사’라고 했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진달래
절 입구의 능파교(凌波橋)는 4개의 석교중 가장 정교하고 아름다우며, 그 규모도 가장 크고, 불이문(不二門)을 지나 대웅전 바로 앞의 교량이기도 한다. 능파교(凌波橋) 신창기(新創記)에 의하면 1708년 조선숙종(朝鮮肅宗) 24년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능파교는 새로 만들어져서 멋스러움이 없다. 아래 링크를 따라 가서 저 아래쯤에 복원해 놓은 능파교 사진이 나온다. 설악 비경에 가려진 고성의 참맛
이미지 출처 Link
건봉사가 다른 사찰과 구분되는 것은 해. 달. 가위. 동그라미 따위의 알 수 없는 바라밀 문양이 조각된 돌기둥이다. 바라밀은 속세의 번뇌에서 벗어나 열반의 세계에 이르는 수행단계를 일컫는 말인데 흔히 육바라밀과 십바라밀로 나뉜다고 한다. 건봉사의 바라밀 문양은 십바라밀의 각 단계를 상징적인 기호로 형상화한 것 이라고 하는데, 바라밀교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 않지만 다른 절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양은 아닌 것 같다.
빈 절터에 주춧돌만 보이고, 잡풀들이 군데 군데 보였는데 지금은 말끔해졌는지 모르겠다. 완전히 복원해 제 모습을 찾더라도 수십, 수백년의 세월이 흘러야 부석사나 화엄사처럼 옛스러움이 묻어 나올 것 같다.
건봉사가 있는 고성으로 가려면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영동고속도로를 통해 주문진, 양양, 속초를 거쳐 갈 수도 있는데, 길은 더 잘 정비되어 있지만, 시간은 좀더 걸린다. 아래 링크를 열면 가는 길을 자세히 안내해 준다.
약도 출처: 김휴림의 여행편지, 고성 건봉사
금년 여름에도 다녀온곳인데 길따라 훌쩍 지나처온것이 후회스럽네요.
답글삭제내년에는 꼼꼼이 살펴봐야겟습니다.^^
@skypark - 2009/11/26 13:36
답글삭제그랬군요. 다음에 기회 되시면 한 번 들러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