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5일 월요일

찬바람 부니 냉면 생각이 절로난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 즈음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여름첨 음식으로 잘 알려진 냉면이다. 여를철 사람들의 입맛을 한층 돋구는 냉면은 찬바람이 서서히 불기 시작하는 지금부터 먹어야 제격이다. 원래 냉면은 여름 음식이 아니다. 냉면의 재료인 메밀의 수확시기를 보면 알 수 있다. 메밀은 가을에 수확 해서 겨울에 주로 냉면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원래 냉면은 북방의 음식이었고 서울(漢陽)에는 냉면 집이 없었다. 궁중이나 사대부가에서 여름 더위에 별미로 냉면을 해 먹었으며, 고종(高宗)의 냉면 이야기는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냉면의 두 갈래는 평양식 냉면과 함흥식 냉면이다.  물냉면 또는 비빔냉면이라고 얘기 하지만 사실은 육수보다 면의 차이에 있다. 일반적으로 평양식 냉면은 메밀로 면을 뽑아내고 냉면 육수는 동치미 국물이 이용되었으며 메밀 면발이 부드러워 툭툭 끊어진다.  긴 면발을 끊어 먹어야 제젹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면과 육수위에 배, 오이, 삶은 계란, 편육을 고명으로 얹는다.


평양냉면과 대조되는 함흥식 냉면(회국수)은 감자전분, 강냉이및 고구마 전분을 주로 사용해 면을 뽑아낸다. 평양식 메밀 면보다 쫄깃함이 더하다. 여기에 양념장을 만들어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가자미와 명태를 꾸미로 넣는다. 하지만 국내의 함흥냉면집에서는 대개 가오리가 들어간다.


그러나 지금은 이들 재료를 적당히 배합하여 두 가지 면 모두 물냉면과 비빔냉면에 쓴다. 냉면 육수로는 주로 쇠고기, 닭고기,꿩고기를 이용한다. 기호에 따라 식초와 겨자를 곁들여 먹으면 매콤하고 새콤한 냉면의 맛을 한층 더해준다.

 

평양냉면(평양에서는 그냥 냉면이라고 한다고 한다)은 평양의 옥류관에서 먹어야 제맛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서울과 근교에서 냉면 맛을 보려면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집인 의정부의 평양면옥이 있다. 그리고 이 집의 딸 둘이 서울에서 각각 평양냉면집을 차렸는데 필동면옥과 을지면옥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장충동의 평양면옥, 을지로 평래옥, 우래옥, 다동의 남포면옥, 마포 염리동의 을밀대 등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평양냉면은 추운 겨울 한끼 식사로 또는 해장국으로 대신 먹었다고 한다. 냉면의 원조로 알려져 있다. 평양냉면의 섬섬한 면발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시원한 육수와 어우러진 메밀 면발은 생각만 해도 입가에 침이 스스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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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과 함께 유명한 냉면이 진주냉면이다. 이 냉면은 경상남도 진주에서 유래 또는 발전된 냉면이며, 한국에서는 평양. 함흥냉면만큼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진 않아 경남 진주에서만 맛 볼 수 있다고 한다. 1849년 간행된 <동국세시기>에 언급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닌 냉면이며, 조선시대 야참으로 즐겨 먹던 고급 음식이었다.


진주냉면은 다른 냉면과의 차이점이 많은데, 먼저 진주냉면은 소의 사골을 이용해 육수를 달이지 않는다. 고급 멸치에 속하는 죽방 멸치와 바지락, 마른 홍합, 마른 명태, 문어, 표고버섯 등으로 육수를 만들고 뜨겁게 달군 무쇠를 육수에 반복해서 담가 육수의 비린 맛을 제거한 후 보름 정도 숙성시킨다. 또,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은 무를 얄게 썰어 절인 것을 고명으로 얹는 데 반해, 진주냉면은 잘 익은 배추김치를 다져 넣고 쇠고기육전과 지단 등 여러가지 고명이 얹어져 모양새가 매우 화려하다는 데에도 차이점이 있다. 출처: 위키자료 냉면


하지만 진주냉면의 명성은 많이 퇴색했다. 진주 지방에서는 잘 알려져 있겠지만, 평양냉면, 함흥식 냉면처럼 냉면의 대명사로 사용되진 않고 있다. 진주냉면의 맛을 보지 못해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허명(虛名)은 아닐 것이다.


 가까운 냉면집에서 평양식이든, 함흥식이든, 진주식이든 냉면 한 그릇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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